개인적으로 Lamy 의 만년필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. 단순히 취향 차이라고 말하기엔 단점들이 꽤나 거슬립니다.
일단 가격대나 제품군을 떠나 전반적으로 제품 편차가 심한 편이고, 피드 수준이 타사 제품 대비 떨어져서 잉크 흐름이 제멋대로인데다,
EF 를 사도 이걸로 한글은 커녕 영어조차 작게 쓰기 힘들 정도로 굵게 나오죠. 그렇다고 필기감이 스무스한 것도 아니고...
그나마 쓸 만하다 싶은 건 2000 정도인데, 이것도 일반적인 Lamy 와 달라서 맘에 드는 겁니다.
추리고 추리다 보면 결국 맘에 드는 건 디자인 뿐이네요.

Studio 의 14k 팔라듐 버전이 집에 있는데, 이 제품도 별로 맘에 들진 않습니다.
새 제품을 받았는데 배럴에 게이트 자국... 이라고 해야 하나요? 그런 게 작게 찍혀 있는 건 둘째 치더라도,
닙 자체가 만족스럽지 않아 필기를 할 때마다 신경이 쓰이더군요.
무게중심은 나쁘지 않은 편이고 디자인도 아주 맘에 듭니다만,
역시 필기구는 쓸 때 편하고 즐거워야 의미가 있지요.

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 기준으로 국내 판매가가 217,000원인데, 이 가격에 사기엔 그리 좋은 제품은 아닌 것 같습니다.
수많은 대안이 있으니 혹시라도 이걸 지르려 하시는 분들께선 한번 더 생각해 보시길 권합니다.